-
'그라운드 시소 서촌 요시고 사진전' 솔직 후기! - 대기 시간이 정말 말도 안되게 길었던... (서촌데이트, 서촌놀거리, 웨이팅)여행 (&Travel) 2022. 4. 13. 22:28
비록 지금은 전시 기간이 끝나서 더 이상 관람할 수 없지만...
그래도 늦게나마 '그라운드 시소 서촌 요시고 사진전' 관람 후기를 올려보려고 한다!
몇달전부터 지인들의 인스타그램에 많이 보였던 요시고 사진전 사진들...!
볼때마다 사진들이 하나같이 다 내 취향들이어서 꼭 가봐야지 가봐야지 라고 생각했다가 관람 기간 끝나기 며칠전에 겨우 방문했다!
사실 끝나기 며칠전에 방문하는거여서 사람이 얼마나 많으면 많겠어 싶었는데,,,
생각보다 웨이팅이 어마무시하게 길었다,,, 점심 먹고 여유롭게 2시반에 갔더니 3시간 반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랬다.
그래도 주변이 서촌이고, 또 옆에는 북촌이어서 근처에 여러군데를 구경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관람 공간은 총 2층부터 4층 옥상까지 이어져있다.
각 층마다 사진의 테마들이 조금씩 달랐는데, 4층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층들의 사진들은 인터넷에서 많이 못 본 것들이어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4층보다는 다른 층들의 전시가 더 재밌고 새롭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사진들이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오브제들이나 건물들을 요시고의 시선에서 이쁘게 담아내어서 인상깊었다.
요시고의 사진이 좋았던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평소에 찍는 사진들과 구도가 비슷한게 많아서 사진을 보면서 편안함을 좀 느꼈는데
그의 좋은 사진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멋진 사진을 찍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그가 사진을 찍을때 생각하는 것들과 어떤 것들을 담으려 하는지 말하는 인터뷰가 있어서 좋았다.
그 인터뷰를 통해서 요시고에게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배우게 된 것 같아서 단순히 감상을 넘어서 공부도 된 것 같았다.
3층 전시층에서는 주로 그가 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을 전시해두었다.
그걸 보면서 여행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르겠다...
특히 사진들 중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가서 찍은 사진들이 있었는데 3년전에 가본 곳이라서 더 사진이 맘에 와닿았다.
헝가리의 온천 사진들을 보면서 그때 당시에 즐겁게 여행했던 추억들이 많이 떠올랐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적어도 유럽 몇개국은 더 가볼 수 있었을텐데...
아무튼 요시고의 여행사진들을 보면서 코로나 이전 시대가 많이 그리워졌다.
4층의 사진들은 인터넷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던 바닷가 사진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 사진들은 그의 고향 도시의 한 해변에서 계속 찍은 사진으로 인상깊었던 건 늘 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건데,
사진들 마다 다 구도와 느낌이 달라서 인상깊었다.
그의 사진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장비나 환경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구도와 빛 조절로 멋진 사진들을 담는 것 같다.
사진은 장비빨이라 장비만 좋아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들 많이 하는데,
그런 속설을 완전히 부수는 것 같아서 더 요시고의 사진들이 더 맘에 들었다. 뭔가 진정한 고수의 느낌이랄까!
그리고 사진 하나하나마다 저 곳을 방문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강하게 들게 하는게 정말 매력있는 사진작가이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전시 자체의 구성은 정말 좋았다!
마지막에 옥상에 요시고의 사진전을 풀장 바닥에 깔고 위에 물을 넣어서 뭔가 사진에 생동감을 넣은 듯한 아이디어도 좋았다.
다만 아쉬웠던 건... 너무 유명한 전시회라 그런지 온전히 작품에 집중하면서 관람을 할 수 없었다는 것...
사실 영국과 한국을 계속 비교하는게 좋지 않다는것을 알지만.. 전시회만 갔다오면 비교를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영국에서 주로 전시회나 미술관을 자주 갔었어서 영국에서의 관람 분위기가 나에게는 더 익숙하다.
거기서는 전시회에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거나 놀러왔다는 분위기 보다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온전히 느끼기 위해
조용히, 자유롭게 관람하는 분위기여서 나도 전시회를 더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그래서 별거 아닌 것 같은 작은 전시회에서라도 뭔가 영감을 얻는다거나 작가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는데,
요시고 사진전에서는 분명 컨텐츠가 좋았음에도 집중해서 관람을 할 수가 없었다.
다들 관람하러 오는 분위기 보다는 인생샷을 남기고, 기록을 남기는 게 목적인 분위기여서 뭔가 편히 관람을 할 수 없었다.
나도 뭔가 기록용 사진을 남겨야 할 것 같고... 그리고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내가 한 작품을 너무 오래 보면 뒷순서 때문에 신경쓰여서
한 작품을 몰입해서 보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작품들을 겉핥기 하듯이 봤던 것 같다.
문화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분위기의 전시회를 갔다오기만 하면 진이 빠져서 힘들다...
다음에는 좀 인기가 없더라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곳에서 전시회를 즐기고 싶다!
'여행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