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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파워 오브 도그' 후기! - 폭력없이 가장 살벌한 복수를 하는 방법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포일러)
    영화 (Movie) 2022. 4. 6. 18:18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기기 며칠 전 그래도 어느정도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작은 봐야지! 라고 생각이 들어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파워 오브 도그' 를 보았다!

    이동진 평론가가 이 영화가 수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기 때문에 작품성이 확실히 보장이 돼 있겠구나 싶어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또한 배우진들이 너무 좋아서 더 믿고 영화를 선택해서 본 것 같기도 하다.

     

     

    최근에 일이 많고 고민해야하는 부분들이 많다보니 솔직히 영화에 완전히 몰입해서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영화가 몰입도가 없다기 보다는 그냥 내가 다른일이 많아서 집중을 못한 그런 느낌... 아무튼 그랬더니 영화가 엄청 와닿지 않았다.

    잠시 내가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에 중요한 몇몇 대사나 장면을 놓치기도 했었기 때문에, 그래서 맥락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본 이후 다른 사람들이 리뷰를 남긴 것들을 몇번 읽어보고 나서야 이해가 되는 부분들도 있었다.

    확실히 이 영화는 딱 각 잡고 몰입해서 봐야 영화가 온전히 와닿고 이해가 되는구나 싶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1925년 미국 몬타나,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는 필(베너딕트 컴버배치)은 막대한 재력은 물론

    위압적이고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외를 불러일으키는 반면에 그의 동생 조지(제시 플리먼스)는 좀 섬세하고 유약한 편이다.

    그런 조지가  로즈(커스틴 던스트)와 그의 아들 피터를 가족으로 맞이하고,

    동생의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에 분노한 필은 피터를 볼모로 삼아 그녀를 옭아매기 시작하는 줄거리이다.

    대부분의 영화 사이트에서 소개 된 내용들은 이게 주인데, 뒤에 남아있는 줄거리에 더 많은 내용과 뜻을 담고 있다.

    거기에 충격적인 스토리 전개와 함께!

     

     

    영화 속 배경이 1920년대 미국 이다 보니, 서부극의 디자인을 많이 가지고 있다.

    단순히 인테리어나 옷 뿐 아니라 음악이나 노래 등에서도 시대상을 잘 느낄 수가 있는데, 그래서 그 당시의 남성상 여성상에 대하여

    지금보다는 훨씬 많이 엄격했음을 우리는 설명을 누군가가 하지 않아도 느낄 수가 있다.

    그 당시의 추구하던 남성상은 필이고, 그런 필 그런 남성상을 보이지 않는 남성들을 정말 싫어하는게 보인다.

    그의 동생 조지에게도 그런 모습이 보여서 막 대하기도 하고, 또 피터와 로즈를 매우 괴롭힌다.

    근데 그도 영화를 보다보면 완전한 남성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가 있다.

    필이 이미 고인이 된 브롱코 헨리를 자주 언급하면서 그에게 승마부터 시작하여 많은 걸 배웠다고 말하는데,

    그게 단순 경외심이 아닌 사랑해서 헨리를 자주 언급하는 것이었다.

    영화 중반부 장면 중에서는 헨리의 손수건을 어루만지며 그를 단순히 그리워하는 것 이상으로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또 그가 나무 뿌리 밑에 숨겨놓은 박스들에 남자들의 나체 사진들이 있는 걸 보았을 때 그는 동성애자인 걸 알수가 있다.

    본인도 그 당시 추구하던 남성상에서 매우 동떨어진 동성애를 하면서, 피터와 조지를 막 대하는 모습은 좋아보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영화를 볼 당시에는 필이 참 내로남불이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리뷰를 보고나니 필이 그 시대의 정상의 범주에 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그래서 가해자까지 되기로 결심하고 행동한 것이구나를 느꼈다.

     

     

    필은 언제나 가부장적, 마초적인 걸 중시하여 잘 씻지도 않고 칼을쓰는 위험한 작업중에서도 장갑을 쓰지 않는 등 나름의 기행들을 한다.

    근데 그는 로즈와 피터를 괴롭히는 장면들은 거칠게 하는 것이 아닌, 야비하고 치사하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준다.

    로즈가 피아노를 칠 때 일부러 반조로 똑같이 따라치고, 휘파람 등으로 그런 트라우마들을 꺼내고 하는데,

    이를 통해서 로즈가 알콜 중독에 빠지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많이 호소하게 된다.

    이렇게 필이 로즈를 괴롭히는 장면은 뭔가 필의 진짜 성격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도 겉으로는 마초인 척 하지만, 괴롭히는 방법은 하나같이 마초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괴롭히고 있지 않은가.

    작은 균열을 잘 파악해서 거기를 집요하게 정신적으로 파고드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마초적 남성상을 추구하던 필과는 다르다고 느꼈다.

     

     

     

     


     

    정말 그에게 적수란 없을 것이다 라고 느꼈지만 결국 그는 피터의 계략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어떻게 보면 피터도 필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썼던 방법과 비슷하게 필을 죽였다.

    그가 동성애를 한다는 것을 상자 속 남자들의 나체 사진을 보고 알게 된 후, 그에게 친근하게 접근하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며

    필이 자신에게 동성애를 느끼도록 유도한 다음, 그가 알려준 탄저병이란 것을 사용해 그가 탄저병으로 사망하게 만들었다.

    그저 로즈처럼 당하기만 하지 않을까 라는 내 생각과는 다르게, 피터는 필에 대한 복수를 완벽히 해냈다.  

     

     

    피터는 섬세함을 무기로 필의 약점을 잘 파고들었다.

    평소 그는 어떤 작업을 하든 손을 보호해줄 장갑을 끼지 않고 일은 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또 옆에서 알흠알흠 들어왔던 탄저병에 대해서도 염두해두었다가 필이 자신에게 방학이 끝나기 전 가죽밧줄을 만들어준다고 했고,

    후에 가죽들이 다 사라져서 필이 분노하고 있을 때 일부러 자신이 미리 보관해두었던 탄저병 걸린 소의 가죽을 주고 밧줄은 만들어달라 한다.

    그를 통해 피터는 필에게 신뢰도를 얻는 동시에 그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지게 하도록 빌미를 주고

    (서로 담배를 나눠 피는 장면을 묘하게 섹슈얼하게 촬영했다)

    그 가죽을 장갑없이 맨손으로 만지면서 밧줄을 만들던 필은 계속 피터만을 찾다가 결국 몇주 후 탄저병으로 사망하고 만다.

    비록 피터가 이 모든걸 계획해서 필이 탄저병으로 사망하게 만들었지만, 그가 평소에 고집부리지 않고 장갑만 잘 꼈다면

    그가 이렇게 허무하게 사망할 일이 있었을까?

    피터의 섬세함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건 맞지만, 결정적인 한방을 날린건 결국 그가 추구하던 마초적인 남성상이다.

     

     

    필이 죽고 난 다음에는, 모두가 그의 죽음을 슬퍼하기는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모두가 편안해보이고 행복해보이기까지 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로즈와 조지가 편안한 모습을 창가에서 피터가 웃으며 바라보고 있는 장면으로 끝난다.

    영화 줄거리만을 봤을때 단순히 그들 가족을 괴롭히던 필의 존재가 이제는 없어졌으니까 그런것도 있겠지만,

    영화 속 담긴 메세지를 보아 이 장면을 봤을때 시대를 역행하는 구시대적인 마인드는 패배했고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뜻을 담는 것 같았다.

    그 당시 남성이라면 이렇게 해야지 라는 마인드는 쓸데 없고 개개인의 자아와 기질을 인정해주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필 개인에 대한 복수가 아닌 그 시대의 남성상에 대한 복수를 보여주는 영화였던 것 같다.

     

     

    사실 이런 부분들 말고도 장갑에 대한 더 디테일한 뜻 해석이 있고, 여러 영화적 장치들이 많이 배치돼 있지만,

    너무 많기 때문에 일일이 설명하는것도 참 힘들 것 같기도 하고, 또 내가 온전히 캐치를 못한 것도 많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영화가 짜여져있네 라고 느낀건 기생충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다만 둘의 차이라 함은 기생충은 설명을 듣지 않아도 다 이해가 됐지만, 파워 오브 도그는 리뷰를 봐야 이해되는 것들이 많았다.

    비록 내가 온전히 집중을 못한것도 있겠지만, 기생충처럼 영화 속 장치들과 뜻이 그렇게 쉽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래도 확실한 건 이 영화의 메세지를 의도에 정확히 맞게 촘촘히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참 수작이다 라고 느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에서 감독상을 받았는데, 충분히 그걸 받을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느꼈다.

    영화 자체의 디테일은 물론이고, 그걸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다 하나같이 뛰어났기 때문에 더 좋았다.

    그리고 러닝타임도 그렇게 길지 않으니, 부담없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말 보기 좋은 영화이니, 넷플릭스 이용자라면 꼭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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