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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노매드랜드' 후기! - 유목민의 삶도 나쁘지 않아 (아카데미 작품상, 클로이 자오, 스포일러)
    영화 (Movie) 2022. 4. 18. 20:48

     


     

    몇년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여러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고 수상까지 한 '노매드랜드'!

    특히나 이 감독인 클로이 자오가 후속작으로 마블의 영화인 이터널스를 만들어서 감독에 대한 궁금증이 큰 편이었다.

    근데 이터널스가 워낙에 혹평이 많아서... 오히려 나는 클로이 자오의 전의 영화들이 더 궁금해졌다.

    그러다가 언젠가 봐야지.. 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노매드랜드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줄거리는 뭔가 하나의 큰 줄기의 줄거리가 있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주인공인 펀이 노매드의 삶을 살기로 하면서 그 과정중에 겪는 희로애락들을 디테일하게 담은 내용이다.

    (노매드란 사전적 의미로는 유목민이란 뜻이지만 21세기 인간의 새로운 전형으로 통용된다.)

    그 과정중에 마음의 상처를 치유도 하고, 반면에 하루하루가 고되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진다.

    근데 그 짜임새들이 다 현실적이어서 억지스럽지 않았기에 더 와닿았고,

    펀이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에게 다 각자의 스토리가 있어서 거기서 얻는 교훈들과 느낀 점들이 많았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펀이 정들었지만 경제적 붕괴로 무너진 도시를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도시를 떠나게 되는 이유는 도시가 망한 것도 있지만, 남편과 사별했기 때문도 있는데 영화에서는 그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그녀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관객들이 알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묘사가 뭔가 영화니까 억지스럽게 다 표현하자 이런 느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연출 같아서 인상깊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선입견으로, 무주택자의 삶 혹은 정착하지 못하는 삶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도시에서 정착해 사는 것이 아닌

    어디에든 정착하지 않고 밴 한대로 떠돌아다니는 그녀의 모습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냥 참 불안정하다, 정착하는 것이 어쩌면 그녀가 가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생각을 처음에 깔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그녀가 영화 중간중간 행복해보이는 모습중에도 어딘가 어두워 보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펀의 인생 스토리보다, 펀이 만나고 헤어졌던 많은 노매드들의 인생 이야기들을 듣고 나선 내가 선입견이 있었구나 라고 느꼈다.

    노매드들을 보았을때 그걸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들은 그걸 선택한 것이었다.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이고, 각자만의 힘듦을 해소하고 이겨내기 위해 각자에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었다.

    그 선택이 노매드의 삶이라고 결코 폄하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 나는 정착하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보고 안좋게 본걸 반성하게 되었다. 

    정착과는 반대되는 삶을 사는 그들이 어떻게 즐겁게 살고,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가는 등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고 느껴졌다.

     

     

     

     


     

    펀과 노매드들의 삶을 보면서, 집의 정의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름 한국과 영국에서 살아봤던 사람의 입장으로써, 단순히 더 물리적으로 안락하고 편안하다고 해서 그 곳을 집이라고 느낀적은 없었다.

    한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더 넓고, 육체적으로 더 편한 곳에 생활을 해도 심적으로 편하지 않을때가 많았어서

    좁고 좀 낡았지만 심적으로 안락했던 영국의 원룸이 그리운 적이 있었다. 결국 내 마음이 편한 곳이 집이 아닐까?

    펀도 내가 생각한 것과 마찬가지로 정착해서 함께 살자는 모든 제안을 뿌리치고

    그녀에게 가장 심적으로 편안함을 제공하는 그녀의 밴에 살기로 결심한게 아닌가 싶다.

     

     

    결말에 펀은 그녀가 떠났던 도시에 다시 돌아와서 그녀가 이웃에게 맡겼던 모든 물건들을 처분하고 다시 노매드의 삶을 걸어간다.

    처음에 그녀가 떠날때는 몇가지의 짐만 가지고 나머지는 다 처분하지 않은 채 잠시 맡겨두었는데,

    영화의 마지막에 그녀가 맡겨두었던 모든 짐을 처분함으로써 그 전에는 노매드의 삶에 방황의 비율이 컸다면,

    이제는 노매드로써의 삶에 완전히 정착하여 드디어 펀만의 한걸음을 내딛는 기분이었다.

    비록 한 도시에 '정착'하지는 않았지만, 유목민의 삶에 '정착'을 하게 된 것 같아 그녀의 앞길이 밝아보여서 좋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나는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개척해나갈 것인지에 고민을 하게 되었다.

    영화 속 펀 나이가 되기까지는 아직 막연히 멀기 때문에 현재는 근미래의 일들만 계획하며 살고 있는데,

    과연 장기적으로 내 인생을 보았을 때 난 어떤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갈건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지금은 아직 수입이나 여러면에서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계속 어딘가에 정착에 집착하는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무튼 이 영화를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 중 새로운 길을 알게 된 것 같아서 뭔가 교훈이 많이 되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작품들 중에서 너무 어렵거나 난해해서 크게 감명을 받지 못하고 본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영화는 계속 여운이 남을만큼 인상적인 영화였다.

    넷플릭스에 없는 영화이다 보니 따로 결제를 해서 봐야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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