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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 후기! - 당분간 문어는 못 먹을 것 같다.. (결말, 스포일러, 줄거리)
    영화 (Movie) 2022. 3. 16. 22:50

     


     

    이 영화는 예전부터 관심이 갖었던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

    작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받기도 했고, 또 제목이 특이해서 인상깊었다.

    언젠가 시간되면 한번 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까먹고 1년이 지나버렸고,,,

    넷플릭스에서 무슨 영화를 보지 생각하다가 기억이 나서 부랴부랴 보게 되었다!

    제목이 나의 문어 선생님이라길래 문어한테서 교훈을 얻으면 얼마나 얻나 싶었는데

    단순히 교훈 뿐 아니라 그 이상으로 삶의 방향성에 대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확신을 주는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은 열심히 일하다가 슬럼프에 온 다큐멘터리 감독이 고향인 남아공으로 돌아가 해초숲을 헤엄치다가

    특별한 문어를 만나게 되고, 경계에서 교감, 그리고 우정까지 발전하는 관계를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문어에게 자연의 섭리와, 삶의 방향성에 대해 교훈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문어의 지능이 그렇게 높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나온 문어의 행동은 생각보다 정교하고, 꽤나 지능적이어서 영화 초반부터 오~ 하면서 봤었다.

    영화에서 말하길 문어의 지능은 강아지나 고양이의 지능과 맞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과 교감을 하는 장면에서 나름대로 문화충격이었다.

    포유류도 아닌, 연체동물이 그렇게 교감을 하는 모습은 한번도 보지 못했을 뿐더러, 상상도 못해서 교감장면이 너무 신기했다.

    다큐멘터리 장르의 영화가 아니었다면 저거 CG 아니야..? 하고 의심했을 것 같다.

     

     

    이런 놀라운 감정과 동시에 뭔가 모르게 몽글몽글한 기분도 올라왔다. 처음으로 문어와 사람이 서로 터치를 했을때,

    그것도 심지어 문어가 먼저 손을 내밀었을때, 뭔가 E.T 에서 외계인과 사람의 손가락이 맞닿았을때의 기분과 비슷한게 들었다.

    생각치도 못한 동물과의 교감 장면이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영화의 대사를 인용해서, 서로 자연의 한 부분에 속한 생명들이 서로 만난 장면이라서 기억에 많이 남기도 하다.

     

     

     

     


     

    이런 문어의 지능이 돋보이는 장면은 천적인 상어를 피해 생존하려는 문어의 모습이 담긴 장면이었다.

    그냥 단순히 도망가는게 아니라, 상어의 약점을 이용해서 도망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상어는 얕은 물까지 올 수가 없으니 얕은 물로 가고, 심지어 수면 위로 올라가서 잠시 도망도 간다.

    심지어 주변 조개껍질들로 위장술도 하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상어 머리 위에 올라가서 상어가 공격을 못하게 했다.

    정말 지능적인 모습에 감탄이 들기도 했고, 또 살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 같아서 계속 응원도 하게 되었다.

     

     

    문어는 평생을 거의 혼자 살기 때문에 영화에서 문어를 반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런 사회적인 행동을 하는게 신기했다. 어떤 면에서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수많은 사람들이 혼자 살고 생활하면서 그 과정중에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힘들어하는데,

    문어는 혼자 생활하면서도, 또 공격을 받아 아주 아프게 되는 일이 생겨도 묵묵히 이겨내고 자신의 존재이유를 묵묵히 수행한다.

    그런 면에서 감독 뿐 아니라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여기서 뭔가 가르침을 얻었던 것 같다.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내가 좋아서 하게 된 일 조차도 너무 싫어지고, 나의 가치관이 흔들리기 마련인데,

    문어의 삶의 태도에서 자연의 한 일부분으로써 맡은 바 그저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가 인상깊었다.

    또 나뿐만 아니라 심지어 문어도 이렇게 고독한데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또 위안을 얻기도 했다.

     

     

    이 영화의 결말에서 본인의 존재 이유, 목적을 달성하고 삶을 마감하는 문어의 모습이 나온다.

    번식을 끝내고 나서 문어는 기력이 다해 본인을 더 이상 지킬 여력이 없어졌고, 그렇게 물고기들에게 조금씩 먹히다가

    마지막에는 천적인 상어에게 한입에 먹히는 장면이 나오면서 문어는 죽음을 맞이한다.

    아무래도 사람만큼 고등 생물이 아니다보니, 번식이 문어의 삶의 가장 주요 목적이란게 당연하긴 했지만

    이렇게 한번에 죽어버리는게 너무 아쉬웠고, 그렇게 아등바등 살았는데 죽는 모습이 너무 허무해서 슬프기도 했다.

    하지만 문어가 모든 소명을 다하고 후련하게 떠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숭고해보이기도 했다.

    본인도 알을 낳고 돌보는 과정에서 곧 자신이 죽는다는걸 알았을텐데 그걸 받아들였다는게 대단하기도 했다.

    나라면 당연한 자연의 섭리라고 해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서 문어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후련하게 삶을 마감하는 모습에서 배울점이 있다고 느꼈다.

     

     

    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영화라 그런지, 단순히 영화속 내용 뿐 아니라 영상미도 정말 끝내줬다.

    남아공 바다의 모습들이 너무 멋있었고, 바닷속에 사는 생물들을 디테일하게 담아서 눈이 즐거웠다.

    다큐멘터리 영화다 보니 혹시 좀 내 취향이랑 안 맞으면 졸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단순히 영상미 뿐 아니라 바닷속 생태계를 너무 잘 보여준 것 같아서 바다에 대한 친숙도가 괜히 올라가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다만 해양생물들의 모습을 너무 잘 담아놔서, 당분간 해산물을 먹을때마다 이 영화가 생각나서 먹기 좀 편하지 않을 것 같다..

    특히 문어... 이렇게 지능이 높은 동물을 내가 지금까지 먹었다니.. 괜히 문어한테 미안했다.

    자신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사는 애들을 내가 잡아먹음으로써 방해를 한 것 같아서 참 미안했다...

    당분간 문어는 먹지 않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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