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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굴' 후기! - 점점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꺼져간다.. (결말, 스포일러, 배우진)영화 (Movie) 2022. 3. 13. 20:28
우연히 OCN 채널에서 봤던 영화인 '도굴'!
개봉 당시 출연하는 배우진이 좋아서 관심이 갔던 영화이기도 하다.
이제훈, 신혜선, 조우진 등 연기로 정말 유명한 배우들이 한 데 모였으니.
하지만 그 당시 못본 이유는 영국에서 생활 중이기도 했고, 솔직히 한국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아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봐야지 생각했다.
그래서 우연히 티비채널을 돌리다가 발견해서 쭉 보게 되었다.
도굴의 줄거리는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와 자칭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로 불리는 고분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조우진),
전설의 삽질 달인 삽다리(임원희)가 만나 서울 강남 한복판 선릉에 있다고 소문이 난 이성계의 검, 용두검을
도굴 마니아인 회장의 의뢰에 의해 도굴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회장은 악역이고, 그에게 복수를 하는 내용이 전체적인 플롯이라고 할 수 있다.
음.. 내 걱정대로 영화의 디테일한 내용이나 대사같은 것들이 별로였다.
연기를 저렇게 잘하는 배우들을 두고 이 정도밖에 퀄리티를 못 뽑아내다니..
그리고 감독이 원하는 느낌이 익살스러운 느낌이었는지 다들 연기가 가벼웠는데, 너무 가볍게 연기하도록 디렉팅한 것 같다.
연기들이 다 작위적이라고 느꼈고, 익살스럽지 못한 데에서까지 익살스럽게 하니 영화에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뭔가 능글맞는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쾌활한 케이퍼 무비를 생각하고 만든 것 같은데,
그런 영화 장르들은 어디까지나 스토리와 각본이 잘 짜여져 있는 선에서 진행이 되어야 관객들에게 어필이 된다.
그리고 도대체 선수 입장이라는 단어는 언제까지 쓸 것인지..
앞에서는 평탄하게 도굴하는 장면만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반전을 넣는다고 억지로 연결시킨듯한 개연성이 별로였다.
본인들이 사기치려고 하는 대상이 도굴 쪽으로 엄청난 매니아이기도 하고 엄청난 파워를 가진 인물이라고 소개해놓고
그 사람의 측근을 그렇게 쉽게 매수해서, 고문서를 조작하고, 영상까지 교묘하게 바꿔서 속인다?
똑똑하게 만들었다는 느낌보다는 어떻게든 스토리가 말이 되게 하려는 게 보여서 흥미진진하게 보이지 않았다.
사실 영화에 대해서는 크게 할말이 없다.
능글맞는 주인공, 하지만 알고보니 어릴적 상처가 있고 이를 복수하기 위해 악역을 처단하는 내용!
나름 신선하게 해보려고 신혜선이 맡은 윤실장 캐릭터를 넣은 것 같지만 딱히 스토리에 영향을 줄 만큼 큰 역할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럴거면 윤실장 캐릭터를 굳이 왜 넣었는지...?
아무튼 이런 비슷한 류의 한국영화는 이미 많이 나왔기 때문에 더 말해봤자 좋을 것도 없는 것 같다.
그저 이런 영화를 보면서 걱정되는건 점점 한국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확실히 한국영화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생겼다.
소재 자체가 뭔가 유니크 해보여서 관심이 갔다가도, 또 다른 영화들과 비슷한 전개로 풀어나가겠지 라는 생각에 영화관에서 보지 않게 된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안 본 영화들을 티비에서 다시 보게되면, 내 예상과 맞아들어갔던 적이 꽤 많았다.
이제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때 한국영화는 아예 후보에서 제외를 해버린다. 거장 감독들의 영화들을 제외하고.
분명히 한국영화 중에서도 좋은 영화는 참 많다. 기생충이나 아가씨 같은 명장 감독들이 만든 영화 말고도,
독립영화들 중에서도 예를 들어 소공녀, 꿈의 제인 등 정말 감명깊게 본 영화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영화 중 상업영화중에서는 가뭄에 콩 나듯 1년에 1-2편 겨우 나오는 것 같다.
수많은 좋은 퀄리티의 해외 상업영화들이 넘쳐나는데, (예를 들어 디즈니나 워너 등)
사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영화를 굳이 리스크를 가지고 영화관에서 선택하는건 쉽지 않다.
같은 가격이라면 당연히 더 좋은 영화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 현상을 두고 원론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저 티켓을 더 팔아야겠다는 행보만 보여주니
이런 부분에서 뭔가 더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도굴 이라는 소재로 한국에서 영화를 만든 적이 많이 없을 정도로 도굴은 신선한 소재인데,
이런 좋은 재료를 가지고 이전 영화들과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니 앞으로도 소재가 좋다 하더라도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영화들보다는 좋은 영화들이 더 많아져야 할텐데.. 한국 영화라서 그런지 안타까운 마음이 더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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