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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익선동 맛집] '동백양과점' 핫플에 있는 카페의 폐해... (메뉴, 인스타, 장미차)맛집 (Matzip) 2022. 7. 15. 22:17
찬양집에서 뜨끈하게 해물칼국수를 먹고 나오니,
여전히 비가 오길래 카페에 가서도 뜨끈한 차를 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익선동이 쭉 나오기 때문에, 핫플 중 하나인 익선동에 있는 카페에 방문했다.
역시나 핫플은 핫플인지, 괜찮다 싶은 카페들은 사람들이 꽉꽉 차 있었고,
아니면 문을 닫은데가 많아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찰나,
외관도 익선동과 어울리게 이쁘고, 손님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여기 '동백양과점' 에 방문해보았다!
가게 이름에 동백이 들어간만큼, 동백꽃 벽화가 들어서자마자 앞에 있었다.
밑에 적혀 있는 글귀를 보아하니, 이 카페의 컨셉은
약간 모던뽀이들이 와서 다과를 즐길 것 같은 느낌? 인 것 같았다.
가게 건물 자체도 한옥인데, 이렇게 안에는 옛날 느낌이 나는 앤틱한 가구들을 배치해두었다.
확실히 컨셉 하나는 제대로 잡은 느낌!
이런 익선동 같은 핫플레이스에서 자영업자로 살아남으려면
역시 인테리어부터가 가장 신경을 써야하는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른 가게는 좀 앤틱보다는 모던의 느낌이 강한데, 여기는 앤틱해서
어쩌면 다른 가게들보다 더 눈에 띄지 않나 라고 생각했다!
들어섰을때부터 조금 기대가 되었으나, 기대가 점점 실망으로 바뀌기 시작한건 이때부터 였으니...!
수플레 팬 케이크가 맛있어 보이길래 시켜볼까 하다가 가격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
그렇게 큰 사이즈도 아닌 플레인 수플레가 18000원인데,
아니... 딸기 하나 올리는데 5000원이 더 붙는다고? 도대체 딸기 하나가 얼마나 좋은 걸 쓰길래 이런 가격 책정을 한 것인지..
혹시 사진에서 보이는 것 보다 사이즈가 훨씬 큰가? 싶어서 얼른 수플레를 시킨 다른 테이블을 둘러보니,
사이즈는 사진과 비슷했다... 납득이 안가는 가격이다.
아쉽지만 디저트는 포기하고, 커피와 말린 장미차를 시켜보았다.
근데.. 말린 장미차를 종업원 분께 말씀드리고, 그 분이 카운터 쪽으로 가서 다른 직원분과 대화하는걸 들어보니
말린 장미차 라고 얘기하면서 살짝 김빠지게 웃는 듯한? 느낌으로 웃는 것이었다.
이때는 왜 웃는지 몰랐는데,,, 막상 차가 오고나니 좀 이해가 갔다.
말린 장미차의 비주얼은 정말 이쁘다. 실제 장미송이와, 장미가 그려진 찻잔에 주셔서
어떻게 사진을 찍든 다 잘 나오도록 한, 정말 인스타샷을 위한 카페구나 싶었다.
하지만, 맛과 먹는 방법?은 정말 불편했다.
1차적으로, 직원분이 우러나야하니 5분 기다렸다가 마시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5분이상 기다렸다가 마셔보니 진짜... 장미 맛이 하나도 안났다.
처음에 잔을 입에 갖다댈때는 살짝 나는듯 했는데, 그건 그냥 코에서 장미가 가까워지니 향을 맡은 것이었고,
이마저도 코를 막고 한번 마셔보니 그냥 뜨거운 맹물을 마시는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제대로 우러나서 마시려니 30분 이상 기다려야했고,,, 그땐 이미 물은 다 식은 상태였고,,,,
이런 상황이 되니 내가 만원 가까이를 주고 이 차를 시킨 이유가 없어졌다.
두번째 문제는 바로 저 찻잔 안에 있는 장미 송이다.
저게 점점 물에서 불면서 꽃잎들이 점점 퍼지더니, 마실때마다 입에 들어가서 걸러내는게 상상 이상으로 불편했다.
아무리 미관이 중요하다지만, 적어도 맛과 편의성은 갖춰야 하는거 아닌가?
인스타 갬성샷과 핫플이 낳은 폐해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남자친구가 시킨 음료는 맛이나 편의성 모두 괜찮았다!
잔도 이쁘고 해서 딱히 불평을 할만한 포인트도 없었다.
이쯤되니 아까 종업원 분이 웃은 이유가 장미차가 이렇게 불편하고 맛도 없는거라서
시킨걸 알고 어떡하나.. 이런 의미로 웃은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러면 메뉴에서 빼든가!
아니면 미관상의 이유로 장미차를 포기 못하겠다면 주전자를 투명으로 바꿔서
적어도 차를 마실때는 꽃잎이 자꾸 입에 들어가서 불편한게 없게 하든가!
음... 확실히 이런 익선동에서 앤틱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이 가게는 나쁘지는 않다.
다만 디저트와 티에 너무 기대를 하면 안될 것 같기도 하다.
인스타 갬성샷을 찍는게 카페의 전체적인 맛이나 가격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라면,
와도 크게 불만족을 느끼지는 못할 것 같다. 그만큼 인테리어는 뛰어나다!
하지만... 나처럼 가성비 따지고, 맛집에 꽤나 진심인 사람이라면
이 카페는 비추하고 싶다...
이 카페 주인분이 어떤 고객을 타겟으로 이 카페를 만드신건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감성과 디자인만 노린 카페들은 요식업이라는 본질을 파악하지 않고
그냥 이쁘면 장땡! 이라는 마인드가 나는 싫다.
아무리 요새 sns가 중요한 세상이라지만, 기본적인 맛과 가격, 또 서비스적인 건 지켜줬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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